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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 캔 스피크 (2017) 아픈 역사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목소리

by 이모션가이드 2025. 3. 12.

영화 아이캔스피크 포스터
영화 아이 캔 스피크

2017년 개봉한 아이 캔 스피크는 단순한 코미디 영화가 아니라, 깊은 감동과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김현석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나문희와 이제훈이 주연을 맡아 세대를 초월하는 특별한 이야기를 그려냈다. 영화는 민원왕으로 악명 높은 한 할머니가 영어를 배우며 점점 성장해 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리면서도, 그 뒤에 숨겨진 가슴 아픈 역사를 조명한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라는 주제를 감동적으로 풀어내며, 한 개인의 용기 있는 증언이 역사의 진실을 밝히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준다.

줄거리

영화는 서울의 한 구청에서 민원 접수를 담당하는 젊은 9급 공무원 박민재(이제훈 분)와 매일같이 수많은 민원을 접수하는 독특한 할머니 나옥분(나문희 분)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나옥분은 동네에서 악명 높은 민원왕으로, 구청 직원들은 그녀가 오기만 하면 긴장할 정도다. 하지만 민재는 규정대로만 처리하려고 하며, 처음에는 그녀와 거리를 두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나옥분이 뜻밖에도 민재에게 영어를 가르쳐달라고 부탁한다. 민재는 처음에는 이를 귀찮아하지만, 점차 그녀의 간절함을 이해하게 된다. 나옥분은 단순히 여행이나 취미를 위해 영어를 배우려는 것이 아니라, 미국 의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서 증언을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과거를 숨기고 살아왔던 나옥분은 자신이 겪은 고통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용기를 내고, 민재는 그녀가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기 시작한다. 두 사람은 세대를 뛰어넘어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나옥분은 마침내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유창하게 영어로 자신의 이야기를 증언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

아이 캔 스피크는 단순한 할머니와 젊은 공무원의 따뜻한 우정을 그리는 영화가 아니다. 영화는 우리 사회가 외면했던 역사적 아픔을 다시금 조명하고,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다.

첫째, 과거의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 영화에서 나옥분은 오랜 세월 동안 자신의 아픔을 숨기며 살아왔지만, 결국 진실을 밝히기 위해 세상 앞에 나선다. 이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오랜 침묵 끝에 증언을 시작한 실제 역사와도 맞닿아 있다. 영화는 이들의 아픔이 단순히 개인적인 고통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기억하고 공감해야 할 역사적 진실임을 강조한다.

둘째,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영화의 제목 아이 캔 스피크(I Can Speak)는 단순히 영어를 배우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자신의 아픔을 세상에 말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침묵하지 않는 것이 역사를 바꿀 수 있다는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나옥분은 영어를 배워 미국 의회에서 증언하는데, 이는 단순한 언어적 장벽을 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셋째, 세대를 초월한 공감과 연대의 힘을 보여준다. 영화 속에서 나옥분과 민재는 처음에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점차 가까워지며 서로에게 중요한 존재가 된다. 젊은 세대인 민재는 나옥분의 과거를 알게 된 후 단순한 영어 선생님이 아니라, 그녀가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가 된다. 이는 역사적 아픔을 기억하는 것이 단순히 피해자들만의 몫이 아니라, 젊은 세대가 함께 기억하고 지켜야 할 가치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관람 후 느낀 점

영화를 보고 난 후 가장 크게 와닿은 것은 기억해야 하는 역사의 중요성이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이지만, 영화는 이를 단순한 다큐멘터리가 아닌 한 인간의 감정과 용기를 통해 더욱 실감 나게 전달했다. 나옥분이라는 캐릭터는 단순한 피해자가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말하고 세상에 알리려는 강한 의지를 가진 인물로 그려졌다는 점에서 더욱 감동적이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나옥분이 미국 의회에서 영어로 증언하는 순간이었다. 그 장면에서 그녀는 단순히 피해자가 아니라, 역사의 증인으로서 당당하게 서 있었다. 영화는 단순히 과거의 아픔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든다.

배우들의 연기도 영화의 감동을 배가시켰다. 나문희는 나옥분 캐릭터를 통해 단순한 할머니의 모습이 아니라, 강인한 여성의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그녀의 연기는 결코 과장되지 않았으며, 자연스럽게 관객들에게 감정을 전달했다. 이제훈 또한 무뚝뚝한 공무원에서 나옥분을 돕는 조력자로 성장하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연기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연출 역시 뛰어났다. 김현석 감독은 역사적 아픔을 다루면서도 지나치게 무겁거나 교훈적인 방향으로 흐르지 않도록 적절한 유머와 감동을 배치했다. 영화 초반부의 코미디 요소는 관객들이 나옥분이라는 캐릭터에 친근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으며, 후반부로 갈수록 자연스럽게 감정이 고조되며 깊은 울림을 주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우리는 단순한 감동을 넘어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여전히 정의를 외치고 있으며, 그들의 목소리를 기억하는 것은 단순한 과거사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나옥분이 아이 캔 스피크라고 외쳤듯이, 이제는 우리가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함께 말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 캔 스피크는 단순한 감동 영화가 아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외면했던 작은 목소리를 다시 듣게 만드는 영화이며,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를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영화를 본 후, 나옥분과 같은 분들의 용기를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되었고, 그분들이 남긴 메시지를 우리가 어떻게 이어가야 할지를 깊이 고민해 보게 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