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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부산행 (2016) 생존과 인간성에 대한 치열한 질문

by 이모션가이드 2025. 3. 14.

영화 부산행 포스터
영화 부산행

2016년 개봉한 부산행은 연상호 감독이 연출한 한국형 좀비 재난 영화로,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살아남기 위한 승객들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공유, 정유미, 마동석, 김수안, 최우식, 안소희, 김의성 등 개성 강한 배우들이 출연했으며,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깊이 있는 드라마가 결합된 독창적인 좀비 영화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한국형 좀비 영화의 가능성을 세계에 알린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줄거리

영화는 서울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KTX 열차에서 시작된다. 주인공 석우(공유 분)는 이혼 후 딸 수안(김수안 분)과 함께 살고 있는 펀드매니저로, 딸의 생일을 맞아 부산에 있는 어머니를 만나러 가기로 한다. 하지만 열차가 출발하는 순간, 의문의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하고, 감염된 승객들이 빠르게 좀비로 변하면서 열차는 순식간에 생존자와 감염자로 나뉜다.

열차 안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있다. 강인한 생존 본능을 지닌 상화(마동석 분)와 그의 아내 성경(정유미 분), 고등학생 연인 진희(안소희 분)와 영국(최우식 분), 이기적인 생존 본능을 드러내는 용석(김의성 분) 등이 함께 바이러스에 맞서 싸운다.

승객들은 살아남기 위해 힘을 합치지만, 인간성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상화와 성경, 영국, 진희 등은 서로를 도우며 생존을 위해 싸우지만, 용석과 같은 인물들은 자신만 살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희생시키며 갈등을 유발한다.

여러 개의 객차를 지나면서 사투를 벌이는 과정에서 많은 희생이 발생하고, 결국 마지막에는 석우와 수안, 성경이 부산으로 가는 마지막 터널을 향해 달려간다. 하지만 석우마저 감염되면서, 그는 딸을 위해 마지막 순간 스스로 기차에서 뛰어내린다. 결국 수안과 성경만이 부산에 도착하지만, 군인들은 그들마저 감염자로 의심하며 총을 겨눈다. 하지만 수안이 아버지가 불러주던 노래를 부르며 감염되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두 사람은 살아남는다.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

부산행은 단순한 좀비 영화가 아니다. 영화는 극한 상황 속에서 인간의 본성이 드러나는 모습을 통해, 생존과 윤리, 이기심과 희생이라는 깊은 질문을 던진다.

첫째, 극한의 상황 속에서 인간은 어떻게 행동하는가? 영화 속 인물들은 같은 상황에 처했지만, 전혀 다른 선택을 한다. 상화는 가족과 동료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희생하는 반면, 용석은 자신의 생존만을 위해 다른 사람들을 이용하고 희생시킨다. 이는 위기 속에서 인간이 본성을 드러내며, 선과 악의 경계가 더욱 극명해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둘째, 부모의 사랑과 희생. 영화는 석우와 수안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석우는 처음에는 이기적인 사업가였지만, 딸과 함께하는 과정에서 점점 변해간다. 결국 그는 수안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며, 부모가 자식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강렬한 메시지를 남긴다.

셋째, 집단이기주의와 연대의 중요성. 영화에서 생존자들은 함께해야만 살 수 있지만, 일부는 개인의 이익을 위해 집단을 배신한다. 용석은 다른 사람들을 감염자로 몰아 기차 칸에서 쫓아내고, 결국 그가 만든 배척의 논리는 자신에게도 되돌아온다. 반면, 상화와 영국, 진희처럼 협력하는 사람들은 서로를 지키며 끝까지 살아남으려 한다. 이는 사회가 위기에 처했을 때 연대와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넷째, 희망은 미래 세대에 있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살아남은 것은 어린아이 수안과 임산부 성경이다. 이는 다음 세대가 희망을 이어가야 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비록 많은 이들이 희생되었지만,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새로운 세대가 살아남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관람 후 느낀 점

영화를 보고 난 후 가장 크게 와닿은 것은 좀비 영화라는 장르를 넘어, 사회적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는 작품이라는 점이었다. 부산행은 단순한 공포 영화가 아니라,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문제를 깊이 있게 탐구하며 관객들에게 강한 질문을 던진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석우가 감염된 후 마지막으로 수안을 바라보며 기차에서 뛰어내리는 순간이었다. 이 장면은 단순한 희생이 아니라, 부모의 사랑과 희생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많은 관객들이 눈물을 흘렸던 장면이기도 하다. 또한, 수안이 마지막에 아버지가 불러주던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희망과 감동을 동시에 전달하며 영화의 여운을 더욱 깊게 만든다.

배우들의 연기도 영화의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공유는 처음에는 냉정하고 이기적인 인물이지만, 점차 딸을 위해 변해가는 모습을 섬세하게 연기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정을 전달했다. 마동석은 강한 체격과 유머러스한 성격을 살려 가장 강렬한 캐릭터를 만들어냈고, 김의성은 극단적인 이기심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분노를 유발하는 데 성공했다.

연출 또한 탁월했다. 연상호 감독은 기차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긴장감을 극대화하며,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좀비들과의 사투를 박진감 넘치게 그려냈다. 특히, 좀비들의 움직임과 감염 속도를 빠르게 설정하여 긴장감을 극대화했으며, CG와 실사 연출을 조화롭게 활용해 현실감을 높였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우리는 단순한 좀비 영화가 아니라, 위기 속에서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다시 보았을 때, 영화 속 집단 이기주의와 위기 속 인간의 행동은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위기의 순간, 우리는 이기적으로 행동할 것인가, 아니면 함께 협력하며 살아남을 것인가?

결국, 부산행은 좀비 영화의 외형을 띠고 있지만, 사회적 메시지와 감동적인 드라마가 결합된 작품이다. 영화는 생존과 인간성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던지며,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위기의 순간, 인간성은 어디까지 유지될 수 있는가?

이 영화는 그렇게 우리에게 강렬한 질문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