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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말모이 (2019) 우리말을 지키기 위한 뜨거운 투쟁

by 이모션가이드 2025. 3. 12.

영화 말모이 포스터
영화 말모이

2019년 개봉한 말모이는 일제강점기, 조선어학회 회원들이 한글을 지키기 위해 사전을 편찬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엄유나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유해진, 윤계상, 김홍파, 우현, 김태훈 등 뛰어난 배우들이 출연해 묵직한 감동을 선사했다. 영화는 독립운동의 또 다른 형태인 말과 글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 초점을 맞추며, 단순한 역사 영화가 아니라 언어와 문화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는 작품이다.

줄거리

영화는 194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한다. 까막눈의 만년 국문과 감옥 신세였던 김판수(유해진 분)는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조선어학회에서 허드렛일을 하게 된다. 그는 원래 한글의 가치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점차 조선어학회가 추진하는 말모이 작업에 깊숙이 관여하게 된다.

조선어학회의 대표인 류정환(윤계상 분)은 일본의 강압적인 조선어 탄압 정책 속에서도 사전 편찬을 위해 끝까지 싸우는 인물이다. 그는 김판수와 대립하면서도 점차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한글을 지키는 일이 곧 조국을 지키는 일이라는 신념을 더욱 굳히게 된다.

하지만 일본 경찰은 조선어학회의 활동을 위험 요소로 간주하고 탄압을 강화한다. 조선어학회 회원들은 끊임없는 감시와 체포의 위협 속에서도 사전 원고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다. 결국 조선어학회가 해산되고 주요 인물들이 체포되지만, 그들이 남긴 한글 사전 원고는 후대에 이어지며, 대한민국의 소중한 유산으로 남게 된다.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

말모이는 단순한 역사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는 우리의 언어와 문화가 독립운동의 중요한 한 축이었다는 사실을 조명하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를 일깨운다.

첫째, 언어는 곧 민족의 정체성이다. 영화는 한글을 지키는 것이 단순히 문자를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는 일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일본이 조선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강제한 것은 단순한 탄압이 아니라, 조선이라는 민족 자체를 말살하려는 정책이었다. 하지만 조선어학회 회원들은 목숨을 걸고 사전을 편찬하며 우리말을 지켜냈고, 이는 대한민국이 독립 후 자주적인 문화를 형성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둘째, 독립운동은 총과 칼만이 아니라, 문화와 언어로도 가능했다. 일반적으로 독립운동이라고 하면 무장 투쟁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말모이는 총을 들고 싸우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말과 글을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한 독립운동이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무장투쟁과 외교적 노력이 병행되었듯, 문화적 독립운동도 필수적이었다는 점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셋째, 평범한 사람들도 역사를 만들 수 있다. 김판수는 원래 독립운동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지만, 조선어학회에서 활동하면서 점차 자신의 역할을 깨닫게 된다. 이는 독립운동이 특별한 사람들만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힘을 합쳐 이루어낸 역사임을 보여준다. 영화는 우리가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든다.

관람 후 느낀 점

영화를 보고 난 후 가장 크게 와닿은 것은 우리가 쓰는 언어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었다. 지금 우리는 자유롭게 한글을 사용하고 있지만, 과거에는 이를 지키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걸어야 했다. 영화는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현재를 살아가면서 어떻게 우리 문화를 지키고 발전시켜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조선어학회 회원들이 일본 경찰에게 쫓기면서도 사전 원고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장면이었다. 그들에게 한글 사전은 단순한 책이 아니라, 조국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였다. 이는 단순한 전투 장면보다 더 큰 감동과 긴장감을 주었고, 독립운동이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졌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했다.

배우들의 연기도 영화의 감동을 배가시켰다. 유해진은 생활력 강한 김판수를 현실감 있게 연기하며,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독립운동가가 될 수 있는지를 자연스럽게 보여주었다. 윤계상은 지적인 리더 류정환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조선어학회를 이끌었던 독립운동가들의 신념을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조연 배우들 역시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연출 또한 인상적이었다. 엄유나 감독은 무겁고 진지한 역사적 사건을 지나치게 극적으로 만들지 않으면서도,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균형을 유지했다. 특히,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한 미술과 의상, 촬영 기법은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1940년대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우리가 오늘날 한글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님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조선어학회의 노력 덕분에 우리는 우리말을 지킬 수 있었고, 그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대한민국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영화를 통해 우리는 한글이 단순한 문자 체계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정신과 정체성을 담고 있는 중요한 유산임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결국, 말모이는 단순한 역사 영화가 아니라, 우리가 우리말을 어떻게 지켜야 하고, 어떤 마음으로 사용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영화를 본 후, 한글을 더욱 소중히 여기고, 우리 역사를 기억하는 것이 곧 우리의 정체성을 지키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